묻혀있던 점들이 떠올라 연결되는

일상 & 작은 생각들 2018. 3. 24. 12:37

강의 중 맥 퀸의 <self>사진을 보여주면서 강사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인데 어떤 스토리가 얽힌건 지 아느냐고 물어왔다.
현대미술 대표작 100작품에 대해 읽었기 때문에 대답을 했었고 강사는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었다. 현존하는 3개의 작품 중 하나가 아라리오 뮤지엄에 있다고.

구 공간사옥에 있는 아라리오 뮤지엄은 리움과는  많이  달라서 장,단점을 비교하기 보다는 '개성이 다르다'고 생각하며 관람해야 되는데...
작은 규모의 현대미술을 일대일로  마주 보고 대하기는 아라리오가 좋은 듯.
행여 작품 훼손시킬까 사진 찍을까 계속 따라붙는 리움보다 편하긴해도, 겁이 많은 나는 완전 혼자는 가기 무섭다.
좁고 어두운 방들을 구석구석 움직이는 동안 맥 킨의 작품과 언제 맞닥뜨리나 긴장도 되어
같이 간 남편이 보이지않으면 두리번 두리번 옆자리에 데려다 놓아야 안심되었는데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있지?'의 관점에서 현대미술을 보니 훨씬 감상이 좋긴했지만 소유하고 싶진않은게 진심이다. 마음을 짓누르듯 자리를 차지하고 들어앉는게 아직은 부담스런 현대미술.
어쨋거나  이방저방 움직이면서  가우디의 건물도 떠오르고, 피사의 사탑의 빙글빙글 돌아가는 계단들도 생각나고...
그러다 아주 오래전 이곳에서 인형극을
보았던 기억이 났다. 그땐 너무 어려서 공간사옥에 속해있던 장소인지 몰랐었는데..
낙원상가 근처를 지날 때면 대학시절 <에쿠우스>를 관람했던 곳이 어디였지 가끔 궁금해지곤 하는데(인터넷 뒤지면 금방 알수도 있겠지만)알려고 하지않고 그냥 내버려 두고있다.
이렇게 오랜 세월 지난 후에 우연히, 문득 연결되는 장소에 대한 추억은 순식간에 시간의 두 점을 연결시켜  주면서 동시에 그 시절의 온갖 추억까지 한뭉텅이 싣고온다.

잡아당긴 줄기에 뭉텅뭉텅 딸려올라오는 감자들처럼,  끌어올려진 추억의 감자덩어리가 현재의 '나'이구나...
나의 밭엔 얼마만큼의 감자가 더 만들어질지...
지금의 마음으론 그냥 담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