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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달팽이
일상 & 작은 생각들
2019. 2. 18. 09:12
조난당한 배에 탔더라면 거의 100% 죽을거라고 남편은 나를 놀린다. 이유는 순발력이 없고 교육 받은대로, FM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움직이지 말고 그 자리에 있으라면 그럴 사람이라고. 반면 자신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나 보려고 재빨리 움직일 것이며 튀어나가는 타입이라 생존할거라고.
시간을 가지고 내가 대처해야할 상황에선 차분한 편인데ㅡ양수가 터졌을 때나, 교통사고로 도로 바닥에 튕겨져 날라가 119가 오길 기다릴 때 등ㅡ주위에서 타인이 일으킨 일에는 파악이 느린 듯 하다.
학습도 점프를 하기보다는 정해진 길따라 가는 타입ㅡ그간 신문이나 책을 서재 책상->부엌 식탁->거실 작은 탁자->서재 방바닥 등에서 기분 따라 읽었었는데 어제서야 처음으로 부엌 아일랜드 식탁에서 서서 읽어보기 시작.
조리한 음식 내놓는 곳으로 주로 생각하고 쓰다가 몸을 앞으로 엄청 기대고 서서 읽는 곳으로 쓰니 마치 장기간 앉아있어 허리가 좋지않은 직원들이 쓰는 서서 작업하는 공간 같다.
빨빨한(?)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해 볼 일들을 나의 경우는 시간 걸려 천천히 하나씩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