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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잘못 풀어낸?
일상 & 작은 생각들
2019. 5. 21. 21:50
역사책을 읽다보면 얕은 지식으로 ' 흠...신앙이나 종교 이야기는 인간이 꾸며낸 부분이 아닌지..' 하며 판단하게 되는 부분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슬람, 불교, 기독교의 많은 부분이 겹친다거나, 인간의 우매함으로 종교의 이름을 내걸고 저질렀던 수많은 잘못들.
지금 산티아고를 걷고있는 M.
오래 전에 계획을 세워 출발했고 사진도 보내오지만, 살얼음 내딛듯 일상의 거의 모든 일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공감이 안 될 때가 많다.
(일상을 열심히 부딪히고 자유롭게 살며, 신에게는 그냥 씩씩하게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하듯이 나는 살고싶기 때문에).
중세 시대에 갑자기 성지순례가 유행하며 각 교회에 순례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성인들의 유해, 유품, 성모 발현 등이 유난히 많았으며, 그 길이 유럽의 현재 도로의 기초가 되었다는 글을 읽었을 때, 현대를 사는 M이 자기 인생을 돌아보며, 부모님을 생각하며 걷겠다는 것이 '개인적이고 감상적이지 않나' 라고 느끼기도 했었다.
그녀가 나르시스라면 나는 현실주의자인 골트문트 경향.
그런데 어제 빵을 사러간 길에 근처 성당에 들러 기도를 했고(미사 중이었지만 내 기도만 하고 홀라당 나왔다.) 감사도 했지만 한 가지 바램도 했는데,
그 바램을 이루기 위해 도와줄 수 있는 Y가 오늘 낮에 3년만에 갑자기 전화를 해왔다. 놀라고 고맙고.
'인간이 설명,해석하고 꾸려왔던 교회나 종교시스템이 엉성했던 것이지 '존재'는 있는가보다' 하고 나같은 사람은 생각하게 만드는 상황이다. 은혜를 받아서 감사하기에 앞서, 작동되는 기도의 힘이 있구나 싶긴한데 나의 머리로는 풀 수가 없다.
그런데 성당에서 얄밉게 내 말만 하고 (기도) 눈을 떴는데도 항상 주위가 맑고 깊어지는 것은 실감한다. 아마 신께서 '에이구 저 철딱서니.' 하시겠지만 요만큼만 내가 느끼는 편한 신이다.
신을 제대로 전하기나 알기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아가는가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