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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스님 가신 날
일상 & 작은 생각들
2010. 3. 13. 03:44
우리나라에서도 이젠 대중매체에서 시신의 얼굴을 과감히 보여주기로 했나보다.
어제는 다큐멘터리에서 암으로 죽은 주인공의 얼굴을 ,
오늘은 법정스님 돌아가신 얼굴을 연이어 TV에서 보게 되었다.
가까운 이를 잃어본 경험이 있는 어른들이라면 괜찮겠지만 어린이들에겐 충격이 클 것 같은데.....
생전의 일상과 장례과정을 섞어 방송을 내보내어
보고 있노라니 생과사를 넘나드는 기분이 들었다.
'요란한 장례절차를 밟지마라
입은대로 그대로 화장하되 사리도 찾지마라...'
무소유의 청빈한 삶, 자연 속에 가까이 살다간 삶.
본받고 싶은 삶이라기 보다는 박수를 보내고 싶은 삶.
또한
화면에 얼핏 스쳐 지나간 한 여인의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요정을 내놓아 길상사를 지을 수 있게 한 여인.
<Livning it Up>- Our love affair with Luxury-James B Twitchell의 책을 보며
사치의 대중화, 소비의 마지막 선택으로서 명품에 대한 선호를 사회현상으로서 이해해주려고 하던 차에
법정스님의 무소유의 발자취를 따라 가보니
참...나....극과 극으로 살아가는 모습.
<인생은
죽으라고 자식을 키우느라 혈안이 되다가
자식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시기를 겪게되고
늙은 부모를 되도록 돌보지 않으려고 슬슬 피하다가
어쩔 수 없이 자신도 늙어 같은 싸이클을 살다
우울증에 걸려 희망도 야망도 놓고 죽어간다>
라고 H할머니는 강조하셨다.
그 분의 말씀이 사실을 포함하고 있더라도
잘 살아봐야겠지.
자식이 있어도 외면받고 양노원에서 죽어가는 일반인들보다
병시중도 들어주고
죽음의 자리를 끝까지 지켜주는 동료들이 있고
수많은 이들이 애도해주는 스님이
더 행복한 죽음을 맞으신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다가
에이 죽음이란 어차피 혼자가는 외로운 길인데 뭘...
스님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