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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모습을 보다
예측가능한 내용일 것 같아 굳이 보고싶진 않았지만 시즌1,2가 각각 6화로 되어있어 빨리 볼 것 같아 넷플릭스에서 '킹덤'을 봤다.
감동을 느끼진 못했고 좀비 역할 맡은 엑스트라들 고생이 심했겠네 정도.
야식을 먹을까바 어제밤 9시반 즈음 일찍 잠을 청했더니 새벽 일찍 잠이 깨 가벼운 역사책 읽는 중.
화장실에 다녀오다 보니 저쪽 방에서 울려나오는 크고 깊게 울려나오는 코고는 소리. 킹덤에서 좀비가 된 왕이 장막 저쪽에서 내는 괴기한 소리를 연상케 했다.
나의 음력 생일날에 축하한다며 좋은 말을보내온 그녀에게 양력 생일을 쇠니 그날 같이 점심먹자고 초대했는데ㅡ선물은 없고 생일인 사람이 밥을 산다고 말하면서ㅡ열흘 넘어 답이 없었다. 혼자 사는 이라 혹 코로나라도 걸렸나, 무슨 일이 있나 걱정되어 카톡으로 인사하니 글자로 답하지 않고 시중에 돌아다니는 글뭉치를 보내왔다.
요즘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 두기 장려한다며 성당에서 만들어 신도들에게 보내는 글인가 본데 8가지 예를 들면서 요지는 집에 있으라는 것.
마지막 8번 째 예를 들면 '요즘처럼 역병이 창궐할 때 우리가 있어야할 곳은?'ㅡ'집에'
그리고 덧붙인 글과 그림ㅡ'사회적 거리를 유지하지 않는 유다처럼 굴지맙시다.'
그간 답장이 없었던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릴까 바 오고싶지 않았던 것. 3 주일전에도 심심할까바 한강 같이 걷자했더니 집에 있겠다고 했을 때 장난인 줄 알았는데...
남편하고 나는 깜짝 놀랐다. 자기애가 강하고 종교가 자기생존의 방편인 줄은 알았지만 그래도 지성인이라고 믿었었는데...
걱정되어 문자한거고 나는 유다가 아니라고 섭섭한 마음 표현하고 싶었으나 약하고 극도로 예민한 사람이라 그냥 앞부분만 썼다. 걱정되어 문자한건데 라고.. 그랬더니 뭔가 느낌없는 말을 보내면서 S는 잘있느냐고 했다. 답장을 하게끔 문자를 보내는 방식. 전화를 하면 도통 끊으려하지 않고...
솔직한 에고이스트라면 차라리 낫겠다.
종교적, 윤리적, 성인군자적인 미사여구로 포장하지 말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또 그녀를 걱정하고 돌볼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싫다.
깊고 어두운 굴에서 나는 듯한 크고 깊은 코골이,
생존, 자기애에 철저하게 또아리 틀고 있으면서도 번지르한 립서비스를 하고있는지 모르는 모습.
늙어가는 모습들을 본다.
나도 그렇게 되겠지...만 조심하자.
첨언; 사람들을 계몽한다며 성당에서 만든 글들 ㅡ실망이다. 교인들 수준을 어떻게 보기에 겨우 그런 말이나 예를 들면서 집에 있으라고 가르치나. (휴대폰으로 글을 써서 화일붙이기를 하지 못하지만 나중에 보면 또 기분좋지않을 것 같아 잊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