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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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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0. 16. 09:41
창을 여니 쌀쌀하다.
문득 오픈 베란다 화분들의 공포에 떠는듯한 대화가 들리는듯 했다.
올여름은 무척 더워 초록색 잎사귀들이 노란 색으로 변하거나(보기만 해도 기절직전임을 알 수 있었다) 예쁜 꽃을 끝없이 피워내던 여리여리한 작은 꽃은 가지를 사방으로 뾰족뽀족 길게 뻩어내어 기괴하게 보였었다.
손질을 해주고 다시 꽃도 피워내고 제라니움들도 화를 풀 즈음 이제는 쌀쌀ㅡ이번 겨울 대한파라는데.
섬세, 자상하게 화초를 돌보는 성격이 아니라 봄이 되면 모양이 이그러진 화분들이 많아, 분갈이하러 온 꽃가게 주인왈 "돌봐주지 않으면 꽃들도 자기 살길 찾아 살아남긴 해요."
그 결과는 볼품없는 모습이 되곤했다.
다가오는 추위를 이겨내지 못할 것은 분명한데 문제는 닫히는 베란다에는 충분한 햇볕이 들지 않고 기존의 화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
간격을 줄여 옮겨놓을 수도 있지만 햇볕이 부족해 시들해지거나 모양이 더 볼품없어질 듯.
"우리가 여름에 얼마나 힘들었냐면 어쩌고 저쩌고..."
하며 한탄하다 봄까지 견뎌낼지...
흙과 영양제 보충하고 들여다봐주기까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