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비가 오거나 너무 더워 잠깐 멈춘 걷기를 오늘 마무리해서 한양도성 순성길을 마쳤다.
다른 구간은 성곽을 끼고 돌 때 길이 좁다고 느꼈는데 가면서 서울 시내를 계속 내려다보니 이 구간은 확 트인 느낌.
경복궁, 청와대가 계속 내려다보이고.
인왕산 구간이 제일 아름답다더니 정말 그랬다.

한양도성 구간 중 엮어있는 역사적 사건, 인물들이 가장 많이 떠올라 마음이 버겁기도 했다.
그리 오래 전이지 않은 시간들에 일어났던 일들이 곳곳에 얽혀 희망차기 보다는 무겁고 힘들고 어두운.
그래서 이 동네는 자연으로만 다가오지 않는다. 풀기 어려운   얽힌 실타래들이 한가득 들어있는 바구니를 들고 걷는 느낌이랄까..

'지나간 발자취'  라는 표현처럼 이곳을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생각들이 근처에 흐르는 구름처럼 오랜 세월 지속되고 있는...
뭔가 공간을 채우고 있는 기운이 있지않을까...

무거운 역사를 후대에 남기지 않았으면 싶다.

한번에 정상까지 후다닥 올라갔다 내려오는 단련된 젊은 사람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아직도 32도가 넘는 날씨라 조심해서 이온음료와 물을 많이 마셔가며 천천히 걸었다.
무리할 필요는 없으니.

집에 와 시원하게 씻고 저녁 먹고 잠깐 잤고.
걷고난 후의 기분ㅡ성취감.

이틀간 책상에서 멀어져 있었던 잘 놀긴 했는데  밀리는 작업ㅡ 오늘은 피하지말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