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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2.04 바깥은 추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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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추워도
오늘 아침은 게으름을 좀 피웠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일찍 눈을 떴지만 따뜻한 이불 속에서 느긋하게 뒤치적뒤치적 거렸다.
해야할 일들이 많지만 대부분 기분좋게 계속 해나가면 되는 일들이라 배 뒤에 묶어둔 밧줄을 잡고 얉은 물 속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넣었다하며 헤엄치며 따라가는 기분으로 일하면 된다.
몇가지 일을 동시에 하던 중, 매수하려고 뽑아놓은 주식 중 갑자기 올라가기 시작한 건설주. 뭔일이래? 후다닥 뒤따라 조금씩 사놓곤 신문을 다시 보기 시작하는데 글씨의 조합들인 기사가 화, 슬픔, 기쁨, 눈물까지 나게한다. 편집했던 사람들이 어젯밤 종이배에 실어 내보내며 전달하려던 말이 나에게 잘 도착한건지.
지금, 산책 가자는 친구들은 추운 바깥이지만 두툼히 껴입고 잘 다니고 있을거다. 조용하고 차분한 시간의 흐름을 흔들고 싶지않아 집안에 있다.
소박한 필수품이 손 닿는 곳, 눈 가는 곳에 있는 집에서 유유자적 중. 그러고보니 이젠 백화점을 걸어다녀도 사고싶다~ 갖고싶다 ~하는 물건이 별로없다. 잘 사지도 않는데 판을 벌여놓고 사가기를 고대하는 직원이나 상점에 미안할 정도.
이미 많은 소비를 해서 가지고 있는 것이 많다는 뜻.
정수기 필터를 바꾸러와서 그 직원이 한 말. "코로나 초기에는 20% 정도의 고객들이 우울하다고 하소연 했는데 요즘은 다들 적응해서 나름 자기방식으로 잘 지내요."
내년 중반까지 재택근무가 연장된 뉴욕의 S는 wreathe와 장식, 크리스마스 트리를 주문해서 예쁘게 설치했다. 코로나 1년을 지내며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느꼈다고. 트리 불빛을 보며 잘 보낸 올해를 감사히 돌아보겠다고.
집안 정리를 해놓고 차 한잔을 마시며 창밖을 내다보니 바깥은 4도 정도로 춥다고 하는데 마음은 포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