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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통
일상 & 작은 생각들
2020. 8. 4. 02:36
창문을 닫아버리면 아파트는 그야말로 콘크리트 통이다. 답답해서 에어컨을 켠다면 냉장고 속 양파 신세와 다름없다.
선풍기를 틀면 공기의 움직임은 있지만 느낌없는 공기가 신선하지는 않다. 의무적으로 부채질 해주는 하녀가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결국 도시의 한복판이지만 그나마 자연이라고 맞바람치게 반대편 혹은 대각선 창문 둘을 열게된다.
다행히 중국발 미세먼지는 요즘 줄어들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중국공장 가동율이 떨어졌었고, 장마비에 공기 중 오염물질이 씻겨서.
중국에서 빨리 전기차를 타고 돌아다니길 바래본다.
습관이 되다보니 창문 하나나 둘은 열어놓고 지내는데 어디선가 가끔씩 스물스물 올라오는 담배냄새, 누구인 지 짐작가는데 어찌할 방법이 없다.
담배냄새가 나지않을 것 같은 때 여는 수 밖에.
닫힌 집이 답답해서 창문을 조금이라도 여는 모습이 산소가 모자라 어항 수면 위에서 힘들게 숨쉬는 금붕어가 연상된다.
외출시 마스크 의무 착용은 맹견 muzzle 쓰는 느낌이고.
서쪽에 머리를 두고 잤으나 큰 유리문의 바람을 맞으려면 동쪽으로 자야 시원하다. 동쪽에 머리두면 가난해진다는 말이 근거가 있는 지 모르겠으나 몸이 원하는대로 따르기로.
문을 열면 들어오는 차바퀴 소리, 바깥 빛(커튼을 일부 열어야 하니)의 불편함은 적은 바람을 느끼고 얻기 위해 받아들인다.
더 필요한 것을 위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