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2020. 10. 13. 10:11

시골집을 2년만에 다시 옮기고 있는 중이다.
새아파트들이 많이 지어지고 있어 내려갈 때마다 놀라고 있지만 인구가 늘어서가 아니라 구도심 노후화로 '새집 줄께 헌집은 옮겨' 중.
예전에 매수했던 아파트나 토지가 재건축되거나 빌딩이 올라간 모습을 창밖으로 둘러보니 그간 세월이 많이 흘렀다.
서울집보다는 작은 평수인데에도 크게 느껴지는 이유를 뒤늦게 알게되었는데 천장 높이가 10cm정도는 높고 , 높은 층에 앞을 막는 부분이 없어 남향의 장점을 고스란히 누려서.
서울의 강남에 산다는 것이 입지, 문화, 사회 등의 혜택은 있지만 순수한 자연과는 떨어져있고, 10배~20배 넘는 주택 가격 차이.
이삿짐 센터 사장님이 남편에게서 강남집 가격을 듣더니 놀라면서 이사 중간 중간 서너번이나 서울집을 팔고 이곳에 내려오면 재벌소리 듣는다고 했다. 새로 이웃이 된 옆집은 문이 열려있어 얼굴이 마주 쳤는데 금방 웃으며 아이 이름도 알게되고 엘리베이터에서도 인사들을 잘 해와 서울이 삭막하긴 하구나 싶다.
은행에 갔을 때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언쟁이 났나 돌아보니 은행원이 설명하는 중이었다. 이 지방의 큰 목소리 대화는 세월이 지나도 바뀌기 어렵고 내려갈 때마다 화들짝 느껴지는 점이다.
사투리도 어설프게 따라할 수 없는 준외국어라 편하게 평소 말씨를 쓰는데 뭔가 묘하게 잘해주는 느낌을 받는다. 서울깍쟁이처럼 보이지않으려고 조심하는데 오히려 미리 알아서 잘 대우해주는 느낌.
전국적인 TV방송이나 뉴스를 같이 시청해도 살아가는 지역이나 집의 영향을 알게 모르게 강하게 받고 있고 장.단점이 있다.
내일 아침엔 싱싱한 해돋이를 거실창으로 보게 될 것이고 낮시간 동안 화창한 햇살을 받으며 탁트인 조망을 즐기게 될 것이다. 여행을 따로 갈 필요없을 정도로 좋다.
p.s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갔는데 아파트 카드키로 작동되지 않아 난감하던 중 마침 쓰레기를 버리러 온 사람에게 물어보니 편의점에서 카드를 구매한다고. 이 지역은 시에서 관리하나보다. 그런데 그 사람이 자기 쓰레기를 버릴 때 내 것도 버리라며 마음을 써주었다. 쓰레기가 소량이기도 했지만 서울이라면 사실을 알려주는 친절에서 끝났을텐데. 이곳에 내려와서 배우는 점이 꽤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