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전자

카테고리 없음 2024. 12. 28. 23:42

겨울방학, 크리스마스, 연말엔 휴가로 떨어져있던 가족, 친지들, 특히 외국에 있던 가족들이 들어와 같이 지내다가 12월 말이 다가오면 하나,둘씩 자기자리로 돌아간다.

우리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같이 지낸 M이 계속 자신의 일정을 나에게 보내온다. 원래는 나와의 단톡방으로  보내왔으나 가족방으로 보내기 시작.
나만 답장하고 나머지는 가만히 있기 때문에 다시 나와의 단톡방에 답을 해주었다.

오늘은 혼자서 태안반도 12km를 걸었고 등등.
분명 좋은 말을 하고 걱정해주는 말을 하는데에도
이상하게 그녀의 문자나 대화에선 교묘하게 나를 붙잡고 의지하려는 느낌이 항상 든다.
나에게서 구원 환상 (rescue fantasy)을 자극하는 듯한. 나는 그럴 마인드셋이 없는데... M은 안다. 건드리면 내가 자신을 care한다는 것을.

혼자서 겨울바닷길 12km를 걷는 desperate한 상태를 상상하면 측은하고 마음이 좋지않은데 자신에 대해 계속  알리면서 직.간접적으로 관심을 갖게 만든다.
어쩌면 나의 약한 마음을 계속 건드리는 중.
문제는 그녀와의 대화가 감정노동으로 느껴져 힘들다는 것.

몇 년전 너무나도 심하게 의존하던( 완전 달라붙어 자신과 같은 불안심리 상태를 공유하며, 겪게하면서 숨을 막히게 했던) 증세가 다시 보이는 듯.

깊게, 가까이  덩어리지는 분자가 없는, 혼자인 전자가 존재  가까이에 들어오려는 시도랄까...

성취감,성장감은 부정적, 우울감을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그렇게 되도록  도와주라고 하지만
결국 자신의 원래 성향으로 돌아가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