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 대한 존재감 박아놓기

일상 & 작은 생각들 2015. 7. 11. 09:35

어제 M의 생일.

한달 만에 보니 살이 빠진 듯.

저녁을 사주고 여행선물,생일선물 주고

양재천을 산책.


눈치를 많이 봤다. 그간 많은 생각을 했던 듯.

M에 대한 나의 태도는 주위 관련된 사람들의 힘든 상황을 

툴툴거리며 이야기ㅡ내가 이렇게 힘드니 M까지

나한테 너무 기대려하지 말라는 보호막을 치려는

의도ㅡ그만큼 M과 거리를 두고 싶었던 것.


그런데 산책을 시작하자마자 옆에 딱 붙더니

이석증이라는걸 아냐고.

스트레스로 인해  그 증상이 와서 어지럽고

어쩌고. 약을 처방 받아 먹는데 너무 많아

어쩌고ㅡ결국 먹은 약의 양은 많지 않았다.

산책하다 벗어나고 싶었다.

결국 내가 받아주지 않아 스트레스가 심해

이석증이 왔다는 걸 알리는 거.

무서운 집착을 느껴 다른 주제로 돌리고 싶었으나

주위에 누가 앓고 어쩌고 하면서 길게 이야기.

결국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꼬박꼬박하면서

존재감을 심어놓는다.


지인과 둘이 떠난다는 열흘간의 호주,뉴질랜드여행.

부산,강릉을 걸쳐 P의 집에도 가겠다고.

그리고도 누구누구와 만날 예정이라고.

그 정도면 한달이 꽉 차는 일정인데도

왜 그렇게 나에게 집착을 하는 지.


강릉에선 사목관련 제자가 일을 도와달라 했다는데...

슬픈 일이긴 하지만 M에 대한 신뢰가 깨진 나한텐

M이 도움이 될까 ...싶다.

자기 생활에 뿌리를 내리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뜬구름 같은,뿌리 내리지 못하는 그런 말이  되진 않을 지.


나이들면 약해지고 자기중심적이 되는가본데

죽기 전까지 그렇게 되기 싫다.

자기에 대해 징징대면 자신은 물론 남까지 불행하게

만든다는 글귀도 있던데 내가 애쓰면서 지고 가는 짐을

이미 알면서도 그건 아는 척도 않고 이왕 지고 가는 짐

나하나 더 올라탄다고 대수겠냐는 태도가 너무 싫다.


그러고보니 오랜 세월동안 일방적으로 잘 대해준게 이런

결과를 낳았지만 그렇게 대해준 건 진심이었다.

하지만 어제의 예에서도 보듯이 밥사주고,재워주고,

먹여주고,선물 사주고ㅡ그럴 때 몸만 와서 누리고 갔는데

그럼에도 잘해주었는데 점점 부담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은

자기중심적으로 말하는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서부터.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데 내가 못알아차린거.

그러고보니 나도 나름 순진했다가  나 살 궁리를 하는

약은 사람이 되어가는...


앞으로 혼자 헤쳐나가도록 거리를 두겠지만

두눈에  광채를 가지고 자기를 꼬박꼬박 각인시키는

 M과의 관계가 쉽지는 않을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