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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인간에 대한 믿음을 가진
일상 & 작은 생각들
2018. 3. 28. 01:52
도서관에서 대출시 소설을 잘 빌리지 않는다.
저자 한 사람이 차려놓은 세계로 들어가서 따라다니다 좋게 나서면 뿌듯하지만 비새는 곳을 여기저기 땜방한 집에 들어갔다 나오는 느낌일 땐 실망스럽기도 하고, 나름 장치로 쓰인 상황, 묘사들이 정서에 부정적으로 휴유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더러있어서.
간만에 어젯밤에 읽은 H의 소설. 국제적인 상을 받았다기에 한번 읽어봤다. 나름 진지하게 고민하고 애쓴 작품이지만 다 읽고나서 드는 느낌은ㅡ
작가는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지않구나... 약하고, 이기적이고, 고민하는 군상들이 얽히는 관계. 좌절이나 불합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스러져버리게 하는.
저녁 산책 후 Call me by your name.을 봤다. 보통의 잣대로 보면 '비정상'적이라고 손가락질할 상황을 잘 풀어냈고, 감싸주고 이해하는 시선이 좋았다.
소설과 영화로 장르가 다르지만 두 작품에서 얻게되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첫소설에선 기대나 희망이 없는 허무,무기력, 관계의 단절이 느껴졌고, 영화에선 살아가면서 불시에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솔직하게, 인간에 대한 믿음, 이해를 가지고 다가가게 했다고나.
나는 후자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