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재회

일상 & 작은 생각들 2018. 9. 13. 21:37

저녁 외식 후 남겨진 가자미 구이를 비닐봉지에 싸달라고 했다.
어젯밤 고양이 생각이 나서.
차를 타고 가야되고 긴 강변이라 정확히 어디인 지, 그리고 고양이가 아직 그곳에 있을 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가보기로.

가자미 봉지를 들고 가면서,
 접시에 음식으로 놓여진 것과
 봉지를 사이에 두고 축 늘어진 것을 들고 가는 기분이 많이 차이가 나는구나~느꼈다.
고양이를 만나지 못해 쓰레기통에 버려진다면 가자미의 죽음이 덧없었구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근방이라고 여겨지는 곳에서 야옹야옹 소리를 내는데
그리 오래지 않아 어젯밤 고양이가 나타났다.
반가웠다.

머뭇거리다가 다가온 고양이가 생선을 먹는데 몸을 내 다리 부분에 딱 밀착 시키고 아웅아웅 정말 배고팠다 한 풀어내는 듯 한 소리를 내며 먹었다.
그래도 천성이 고운 고양이 같은 게 조금 먹다가 몸을 대면서 나를 한바퀴 돌고,
고개도 들이밀며 감사인지 정감표시인지 그런 몸짓을 자주 했다.
돌아나오려니 먹는 것을 멈추고 따라오기에 생선을 작게, 뼈도 발라 다 먹을 때까지 옆에 있는데 몸을 만져보니 뼈가 앙상했다.
내가 갈까 바 불안해 하며 자꾸 체크하는데 마치 일나간 부모가 없어 할머니에게 매달리는 어린애 같은 느낌.
내일 또 올께 ~하고 떠나오는데 야옹야옹거리면서(울음으로 들렸다.)
한참을 따라왔다.
동물보호협회 전번을 알아보았고 내일 알리고 당분간은 먹을 것을 가져다 줘야할 듯.  충분한 양을 가져가지 못해 아쉬웠다.
그렇게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고는 반신반의 상태로 갔기 때문.
캣맘들의 마음이 어떤 건지 경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