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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과 서울에서
일상 & 작은 생각들
2019. 5. 30. 20:02
Lincoln Center에서 뉴욕필이 연주하는 쇼스타코비치의 현악사중주 8번을 Chamber Symphony로 각색한 연주와 베토벤 교항곡 3번 Eroica를 들었다.
Zaap van Zweden은 모르던 지휘자이지만 키작은 들소처럼 머리는 크고 상체는 딱 벌어지고 다리는 상대적으로 짧아 저돌적인 인상.
앞 열 오른쪽에 앉아 지휘자의 이마 주름 움직임과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의 표정까지 세세히 볼 수 있었는데 열정적으로 지휘하고 연주.
연주도 깔끔하게 잘 했다. 같은 곡 도이치필 연주를 좋아하는 남편은 목관부분이 약했다고 평하지만.
팜플렛을 보니 바이올린 연주자들의 상당부분이 한국인들이라 뿌듯했다.
한 가지 놀란 점이 3악장이 넘어가도록 악장 사이에 박수치는 사람들이 많았고, 끝나고 스탠딩 오베이션 때 일어난 사람들이 중간에 박수치던 사람들이라는.
어쩌면 여행객들인지도...라고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의아.
작년 필라델피아 필 때는 그런 일이 없었기에.
청중이나 거리에서 미국도 나이든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띠는 걸 보면 세상 전체적으로 늙어가는 느낌.
카네기홀 연주는 또 다르겠고 직접 비교하는게 무리일 수는 있으나 예술의 전당 분위기와 비교하면;
토요컨서트처럼 교양프로그램에서도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집중해서 감상하고, 악장을 잘 인지하고 매너를 잘 지킨다. 정규 공연으로 늘어지게 연주하는 악단의 실력이 아쉽기는 해도 2주 전 라프마니노프 교향곡 2번을 열렬히 지휘한 여지휘자를 보며 ㅡ그 날은 악단도 다른 때보다는 생기가 있었던 듯ㅡ야무지다는 생각을 했고 인구대비 힘들지만(중국, 인도, 일본 등) 더많은 지휘자들이 생겨나길 바랬다.
초등학교 자녀를 데리고 오는 주부들이 눈에 꽤 들어오는 걸 보면, 예비 음악가들인가 싶기도. 서울도 중장년층이 많기는 하지만 젊은, 특히 여성들이 많은 듯하다.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전당이 있으니 서울도 예술인프라 접근이 좋다고 할 수 있고.
한국이 작은 나라라지만 뒤쳐지지않고 열심히 세상을 헤쳐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