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사람은 따로 있나?

카테고리 없음 2024. 6. 8. 21:12

참으로 오랫만에 손을 깊게 베였다.
익힐 순서대로 도마 위에 야채를 잘라 구분되게 놓는데 도마의 가장자리에서 당근을 자르다 어찌된건지 순식간에 다치고 피가 쉬지않고 흘러내렸다.
큰 반창고 여러 개를 감고 테이프까지 세게 말아 지압을 했는데 혼자였다면 대처하기 어려웠을 듯 하다. 그렇게 아프지는 않고 불편.
영화에서 피흘리는 장면을  많이 봐서 찔리면 아프겠지 했는데 어쩌면 찔리고 난 후에는 아프기보다는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잠들듯 죽는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아플거란 공포 때문에 더 무서워하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다친  손가락을 지압하다보니 평소 중요하다 생각했던 손가락이  엿가락이나 뭐 닭발이나 나뭇가지처럼 만져졌다.
용감한 사람은 따로 있는건지 다쳐봐서 별개아니란 걸 아는건지?
다치기 전엔 나는 아주 아주 겁이 많은데 다치면 그냥 가만히 있었던게 갑자기 생각이 난다ㅡ교통사고 때나 분만 때나 임플란트 때 (너무 가만히 있어서 칭찬 받았다ㅡ그런데 그건 의사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
요즘 멍하게 굴어서 사고 한번 날 것 같았는데 다행이라 여기고 조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