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만들어지고, 보여지는

카테고리 없음 2024. 6. 4. 22:55

직접경험을 통해서라면 삶의  코어에 훨씬 생생히 다가가 알게되겠지만 시간,공간의 제한상, 그리고 위험할 수도 있으니 간접방법이 독서, 영화등.
심도가 얕고 진도도 한참 늦어서야 아~! 깨닫게 되지만 굳이 몰라도 될 부분을 아는 것은 순수하게 보였던 세상이나 인간에 대한 퍼센트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살아온 경험이 얼마나 안전지대였고 FM 방식이었는지 감사해야할 부분도 많다.

말이 길어졌는데, 간접경험의 하나로 어제 본
<한 공주>와 오늘 본 전시 나탈리 버그와 한스 버그 전.
한 공주는 밀양 여중생 성추행 사건을 영화한 것,
나가 돌아다는 알코올 중독의 아버지, 재혼해서 역시 딸을 돌보지않는 엄마, 집에 혼자 남겨진 딸에게 꼬여드는 역시 불행하고 불안한 환경의 아이들ㅡ그런 아이들이 술과 성적 방탕함, 가해를  하는 과정을 보니ㅡ주위의 어른들도 못지않게
문제를 안고 엉켜살아가고.
제 3자의 눈으로 보니 '보호하지 못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혼란스런 상황이 안타까웠다.
비슷한 상태에 놓인 아이들(중.고생)이 더 약자인 다른 아이를 성적으로 괴롭히고ㅡ아무리 생각이 없어도, 일진이라 해도 어떻게 44 명이 한 여자애를... <파리 대왕>이 떠올랐다.
원시상태의 잔인함과 판단마비.

오늘 오전 11시부터 2시간 반을 송은 미술관에서  본 나탈리 버그와 한스 버그 전은 처음보곤 상당히 이색적이라고 느꼈으나 계속 작품을 들여다보니 작가가 작품 속에 다 드러내놓고 말하고 있었다.
조금 안타까운 점은 30분도 안되게 관람하고 사진 몆 장 찍고들 갔는데ㅡ스탑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주된 것이라 끝까지 지켜보고 의도를 찾아봐야한다ㅡ백인 가족팀들도 5분~20분 만에  휙 보고 가버렸다.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전시장에 서있던 큐레이터와 개인적으로 작품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그녀의 오후 3시 전체 안내까지 듣고 또다시 전시를 훑으니 오후 4시반.
일부러 난해하게 수수께끼처럼 만들어 관객을 끝까지 혼란스럽게는 하지않는다고 믿는 편이라 잘 봐주면 드러내준다고 생각한다.
엄청난 노력으로 만든 작가의 작품은 오히려 압축된 메세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 전시 역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 부분을 묘사하고 있는데,
삶의 바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간접이지만 느꼈고
그래서 전시의 달처럼 삶을 조용히 지켜보고 관조하는 마음도 알게되었다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