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4. 9. 25. 23:46

외곽으로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니 오후 5시.
피곤해서 누워있었다.
나의 신체 배터리는 오전~오후 3시경 되면 방전이 되어 일단 쉬면서 충전 후 밤늦게까지 가동되는 중간 충전 필수형 타입이다.
낮에 쉬지않고 밤 10시 정도까지 버티려면 힘이 든다.
언젠가 유명한 건축가가 개인적으로 해준 말이 ;
자신은 일을 하다 지치는 싸이클에 접어들면 의지로 다시 끌어올리는 패턴을 써서 지속적으로 일을 한다고.
무슨 말인지는 안다.
외출 후 쉬고싶지만 컴퓨터에 앉아 해야될 작업을 하다보면 피곤감이 없어지고 집중해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으니.
그런데 그러고 싶지않고 일단은 눕고싶다.
심하게 그런 싸이클을 작동시키면 뺨이 홀쭉해지니.
그런 선택의 축적이  성공이나 발전 결과  차이를 내는 것도 알지만 간단히 말해 의지박약 ㅋㅋㅋ.

누워서 얼굴팩 올리고 뭘 했느냐면 ㅡ
간만에 금쪽같은 내새끼를 봤다.
숨막히는 엄마되는 이의 잔소리, 아빠되는 이의 답답함ㅡ둘이 속사포로 쏟아내는 잔소리, 비난.
제 3자의 눈엔 뭐가 잘못되었는지 보이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얽히고 섥혀 혼돈과 미움의 구렁텅이에 다같이 빠져 허우적거린다.

감싸주고 위로해줄 플러스 에너지 고갈 상태에서 비난과 원망이 오고가고.

그런데 맞는건지 모르겠지만 보다보면 느껴지는 부분ㅡ 아이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바가 맞다는 것.
문제의 발단은 부모.ㅡ'가정 경영 실패'라는 말이 갑자기 떠오르는데ㅡ
자녀는 신이 내려주신 인생 숙제 같다고 생각.
줄서서 강변에 기다리면 가족을 태울 작은 배가 오고 그것을 타고 인생 바다를 건너가는 숙제.

현명하고 따뜻하고 자애로운 부모는 아이들에게 사랑과  본보기 보이며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성장한 자녀들이 자신들의 가정을 위한 배를 타고 항해하도록 하는데...

아담, 이브의 선악과 이야기를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결혼과 양육이 원죄 등등 죄의 프레임을 씌우는 걸.
결혼과 양육은 삶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지 ㅡ인간으로 태어나 잘 수행하며 깨우치고 가는 자습형 숙제.
배우고 깨우치고 허허허 웃으며 레포트를 제출하고 떠나가는.

어쨌거나
배에 태웠던 자녀들은 순수한데 부모들의 모자람, 당황, 준비부족으로 다양한 양상이 펼쳐지는 듯.

돌이켜보면 많이 부족했던 나와 남편의 항해 기술. 시간들여 복기하며 뉘우칠  점을 정리해야된다.

아이들은 그래도 좋았던 점, 나빴던 점 다 극복하고 양면에서 배워 더 현명한 어른, 부모가 되어 자기들의 자녀들을 잘 키워나가리라 믿어본다.

시청한 금쪽 같은 내새끼 ㅡ아이에게 다가가는 부모, 반응해주는 아이를 보고  감동받아 눈물이 났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오묘하다.